그리운 목월아빠 기타 1개
새로운 도착
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
원효행 버스를 타고 싶어요
오늘같이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
원효로는 버스에서 내리고 싶어
몸과 마음이 아픈 날
원효로 골목에 있는 그 집의 문을 열고 싶어
하나님의 자녀?
그 부드럽고 다정한 목소리로 아픈 몸을 감싸고 싶어
싱싱하고 고소한 메밀젤리를 간식으로
소주 마시고싶다
발렌타인 데이의 30년
선생님께 추천하고 싶어요
이런 음료 드셔보셨나요?
깜짝 반겨주는 그 미소를 만나고 싶어
트룰리 조타
이별의 맛도 나빠 사랑의 맛도 나빠······
시의 맛이 나나요?
한 병 더 마셔야 진실을 알 수 있어, Jotaa
마음을 흔드는 그 목소리를 마시고 싶어
곧 어렴풋이 취해버릴 것 같아
그 뺨에 눈물을 비비고 싶어
원효로 2층
어젯밤 네가 쓴 시
오늘 밤에 글을 쓴다는 그 목소리를 붙잡는 것이 대표작
‘봄날은 간다’를 부르고 싶어
가끔은 신도 나를 스승이라 불러
오늘은 선생님을 ‘아부지’라고 부르고 싶다.
아버지 넥 문 아부지
– 전문 (p. 124-125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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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일차 공연
내 마음은 바람처럼 효창동 언덕으로 날아간다
오늘 공연은 효창공원에 관객들이 모인 자리입니다.
나는 22 살이다. 봄은 풍경과 사람 모두에게 한창입니다.
간신히 파란 모자를 벗고 얼굴을 드러낸 여러 꽃 앞에 나란히 앉았다.
눈부신 매화 몇 송이가 붉은 몸을 드러내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.
바람과 함께 어깨동무하며 조용히 겨울속을 걸었다
1962년 우리의 시를 읊자
겨울, 겨울이 오고 있었다.
어설픈 시를 읊고 있는데 새의 혀 같은 어린잎이 물었습니다.
“겨울이 뭐야?”
겨울도 모른 채 겨울을 토해내는 시를 구겨
숙명여대 정문으로 바람이 불어 겨울인 듯
열아홉 살에 이 문을 통해 내 첫 인생을 밀어냈어
내 몸은 눈물과 피로 가득 찼다.
내 온 몸은 열정과 불꽃으로 가득 찼다
열아홉의 위기
열아홉의 희망은 오늘의 무대
– 전문 (p. 61-62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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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 시집 『전쟁과 평화의 부엌』 중에서 / 2023. 4. 7.
* 새로운 도착/ 1943년 경상남도 거창 출생, 1964년『여상』 신여성문학상 수상 & 1972년 박목월 시인의 권유로 『근대문학』을 통해 재입문하였다. 시집『열정』『종이』『북촌』 등 대한시인협회 회장 역임, 은관문화훈장 수훈, 예술의전당 회원 역임